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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먹은

부산 서면_티파니 돈까스: 돈가스 단일 메뉴

직장이 서면 쪽일 땐 저렴한 맛집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얼마 전에 친구와 그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난 티파니 돈까스를 다녀왔습니다. 연차 쓰고 병원 간 김에 들러봤죠. 병원이 마침 이 가게와 가깝거든요.

 

우연하게 알게 된 집인데 막상 서면에서 일하던 당시엔 자주 못갔어요. 근무 중 제 점심시간은 주로 오후 3~4시였거든요(조삼모사 자발적 늦은 점심). 가끔 점심을 당겨서 2시에 가더라도 재료 소진으로 마감인 경우가 많던 집입니다ㅠ 청소하고 계시길래 "끝났나요?ㅠㅠ" 하면 멋쩍은 웃음과 함께 고개 끄덕끄덕하시곤 빠이빠이 손짓해주시던 사장님ㅠㅠ

 

 

서면 시장 내에 위치한 티파니 돈까스

다시 돌아와서 위치는 서면 시장 상가 1층입니다. 기장 손칼국수나 국밥골목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위층에 청년몰이 조성되어있죠. 국밥골목 쪽으로 들어가시는 경우엔 포항 국밥 바로 맞은편인 22번 출입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반대편의 도로변으로 들어가는 경우엔.....-_-;; 큰별 마카롱이었나, 그쪽 출입구 이용하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어디로 들어가도 통하기는 합니다.

 

메뉴는 맨 오른쪽 사진처럼 돈가스+오므라이스+떡만둣국 이렇게 세 가지가 함께 나오는 메뉴 1가지입니다. 단일 메뉴 가게이지요.

 

 

기본 세팅

마카로니 샐러드, 배추김치, 단무지로 이뤄진 기본 반찬입니다. 미리 다 그릇에 덜어서 랲핑해두시더라고요. 손님 오면 저 기본찬 하나, 포크, 칼, 스푼을 내주십니다. 초등학생 때 경양식 돈가스집 갔을 때 봤던 냅킨으로 싼 포크와 나이프 너무 정겨워요.

 

물은 여러 가지 음료수병을 재활용해서 냉장고에 준비해두시더라고요. 위생적인 건 아닌데 이런 시설의 식당에서 위생 따지려면 다른 곳 가야지, 라고 생각합니다.

물병과 함께 컵 같이 주시기 때문에 물병에 입대고 드시면 안돼요ㅠㅠㅠ 아무 생각 없이 입 댔다가 뒤늦게 컵이 나와서 민망했던 옛날 기억-_-;;;;

 

 

포스있는 웍질

처음 갔을 때 저 웍질이 생각보다 너무 덜그럭 우당탕 시끄러워서 사장님 기분 안 좋으신가, 약간 쫄았어요. 그러나 기분과 상관없이 그냥 시끄러운 거였습니다-_-

 

오늘은 가게 첫 손님이었는데 선풍기가 바로 옆에 있는 자리로 세팅해주시곤 저 포스 있는 웍질과 함께 음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선풍기 뒤로 보이는 의자들은 이 집의 대기열로 쓰여요. 혹시 오셨을 때 자리는다 차있지만 주문 마감이 안된 거라면 저기서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업시간이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로 바뀌었네요; 더 짧아졌어ㅠㅠㅠ

 

 

떡만둣국

가장 먼저 나온 떡만둣국입니다. 이전엔 곱빼기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떠려나 모르겠네요. 곱빼기라고 해도 떡만둣국의 양이 더 많아지는 것 외엔 차이 없다고 하셨어요. 만두와 떡이 조금 더 잘 보이도록 건져내 본 두 번째 사진:)

 

처음 나올 때는 되게 뜨거워요. 바 형태의 테이블인데 다른 건 손님한테 건네주고 받게 하더라도 국은 사장님께서 직접 내려주십니다. 뜨거우니까 못 건드리게 해요. 참깨에 참기름 동동 엄청 고소합니다+ㅁ+

 

 

메인메뉴의 등장

저는 간을 약하게 먹는 편입니다. 달걀말이나 달걀찜도 소금 간 없이 만들고, 진라면 순한 맛도 비빔면도 양념 다 안 넣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소스 끼얹어서 나오는 경양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는 제 입에 짤 수밖에 없습니다. 맛있게 짜냐, 짜기만 하냐가 관건인 거죠.

 

그리고 여러 번 왔던 집인 만큼 여긴 맛있게 짜요. 일반적인 입맛에는 딱히 짜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크게 특색 있는 집은 아닙니다. 기름 잘 먹여서 얇게 뽑은 달걀지단과 웍질 잘된 꼬들한 볶음밥, 그에 잘 어울리는 옛날 느낌 가득한 경양식 돈가스인 거죠. 가격이 정말 훌륭하고 모든 메뉴를 다 즉석에서 바로바로 해주시는 게 매력적이죠. 심지어 떡만둣국마저도 바로바로 달걀 풀어서 끓여주세요.

 

 

오므라이스와 돈가스 디테일

돈가스 고기가 얇은 편이지만 튀김옷도 같이 얇아요. 그리고 비계나 힘줄 같은 것도 없이 잘 손질된 고기라서 두께에 비해 고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꼬들하니 밥알 따로 노는 볶음밥이자 오므라이스가 보이시나요.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중간중간 떡만둣국 국물 마셔주면서 먹으면 진수성찬이에요. 6천원으로 배 빵빵하게 두드리며 일어날 수 있습니다:D

 

덧. 귀찮아서 필터 아무 것도 없는 그냥 생폰 사진입니다. 다른 손님들 얼굴만 가렸네용.